최병문 - 몸의 현상학을 위한 꼴라쥬

몸은 타인 그리고 다른 사물과 함께 세계 안에 창조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이다. 사회성의 관점에서 보면 몸은 정신보다 존재론적으로 우선한다. 정신은 필연적으로 독백적이지만 몸은 철저히 대화적이다. 최병문은 몸의 담론을 자신의 조형적 언어로 치환해낸다. 살아있는 주체로서의 몸이 오늘날 후기산업화와 물신화에 의해 물질이 중심이고, 몸이 주변이 되어 있는 몸의 비극성을 회복하고자한다.

그는 사물과 인간의 가치가 전이된 현실을 절규하듯이 자신의 몸의 단편과 사진 꼴라쥬 그리고 강렬한 색채로 나타낸다. 일견 소외된 인간의 상황을 표현해내는 방식이 지나치게 복합적인 구성들로 이루어져 전체의 통일성과 메시지의 약화가 드러나기도 한다. 일테면 작품 하나 하나에는 현대인의 상실된 존재감이 강하게 보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통일성을 확보하지 못해 서로서로 긴장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는 자아가 상실된 현대인의 일면을 사진 꼴라쥬를 통해 텅빈 공간에 부유하는 모습으로 반추해 낸다. 이점은 인체를 정물화의 정태적인 물체로 치환하여 존재의 부정을 통한 현실극복으로 인간성 회복을 제시하고 있음이다.

또한 몸과 정신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역설한다. 몸은 소외가 아닌 살아있는 주체가 되어야 하며, 욕망의 억제만이 물신화를 벗고 참인간존재를 회복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는 참된 자아의 복권을 위해 허위의식에서 해방된 '벌거벗은 자신'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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