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한 매체의 활용성
정진택은 신체조직의 일부인 뼈의 이미지를 스치로폴로 거대하게 파편화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는 조명을 이용해서 오브제의 기능전환을 외피적 반사를 통해 보여준다. 산업매체의 기술적 단련을 통해 그는 기술 결정론적 시각을 적외선만 반사하는 조명으로 폴리코드와 철망에 비추어 빛의 겹침을 만들어낸다. 이 발광(發光)하는 빛은 지극히 건조한 현대성의 인공적인 빛을 투사시켜 새로운 세계의 환상을 체험하게 한다. 일견 그는 재료를 다루는 뛰어난 솜씨로 인해 현대의 상품미학이 지닌 이미지들의 유혹을 고급미술의 재현물로 만들어 내는 듯도 하다.
현대의 테크놀로지와 첨단 매체의 활용은 예술상의 표현의 확대를 가져왔고 또 새로운 예술 문맥을 형성하며 창작과 감상의 지각영역을 확장시켜왔다. 첨단매체의 부정할 수 없는 위력 앞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신감각에 의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미디어 예술이 지향하는 새로운 미적 체험의 제공에 낯선 이방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예술 장르의 관조적 방식을 벗어나 복합적인 감각의 범위로 자신의 미적 체험의 영역을 확장해 가야만 한다.
정진택은 미적 체험의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로 물질이 지닌 형상과 색, 재료의 특성을 살려 빛으로 완성시켜 가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래서 그는 폴리 코트가 입혀진 철망에 빛의 긴밀한 통일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로 재료의 한계성이나 심미적 자유의 속박을 벗어난 변모된 시각환경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서 발하는 인공조명의 범위 내에서는 감상자도 작품이 되어 예술작품과 일상의 경계가 제거되고 감상자가 작품 내에 포함되어진다.
그는 미적 체험을 확장시켜가기 위해 각종 첨단매체의 문맥 안에서 폭넓은 매체의 활용을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 수용과 확산의 접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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