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신화

 

 

 

Jung, Eun - You

 

- 삶의 긍정을 위한 신체의 비극성 -

 

 

 

 

인간의 존재와 그 존재에 대한 비극성을 작가 정은유는 머리와 골격 등 신체의 일부로 옮겨놓는다. 그것은 존재의 고통을 현시하기 위해 삶과 죽음, 존재와 비존재, 남성과 여성이라는 대립적 존재방식을 긍정을 위해 부정을 전제하며 생명의 근원성을 명상한다. 일테면 삶의 비극적 단편을 시각화함으로, 삶 이면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반증 효과를 유추해낸다. 마치 캄캄한 밤 속에서의 빛이 그 존재를 더욱 강하게 나타내 보이는 것처럼.
CANVAS AND ACRYL 35.2 x 50.1cm 1999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독특한 전시를 계획한다. 이를테면 전시공간에 완성된 작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가 오픈 하는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작업을 진행해 가는 프로세스 자체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기획하고 있다. 미술작품은 언제나 감상자 앞에서 과정이 제거된 채 보여져야만 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모험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긴 하겠지만...작업과정을 보여주려는 시도, 아마 기량과 의욕이 없다면 시도하기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는 인간의 실존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자기상실 상태'를 신체의 언어로 시각화한다. 일테면 '본래적 자아'를 회복시켜 실존적 욕구를 일깨우기 위한 역설적 표현을 시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점은 작가의 세계관이 삶을 적극적인 태도로 응시하고 있음이라 하겠다. 이러한 응시를 표현하기 위한 그의 조형적 방법은 캔버스에 그려진 골격이나 인체 위에 약간의 공간을 두고, 투명 아크릴 판이나 유리판에 다시 인체의 선을 그림으로써 이중의 회화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이중의 회화공간을 적절한 거리를 두고 볼 때, 화면을 투사하는 조명의 방향이나, 감상자의 위치 변화에 따라 아크릴 판에 그려진 선의 그림자나, 캔버스 화면에 형성되는 선의 효과를 발견한다. 이를 통해 그의 회화공간은 세계와 세계사이의 갈등, 긴장과 화합을 조성해 내는 힘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의 격렬한 선과 신체의 비극성은 인간의 정신적 불안을 예감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CANVAS AND ACRYL 35.2 x 50.1c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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