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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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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 미
<형상이미지>와 <문자>의
만남
글
/ 김옥렬
"이명미가 작업해 오고 있는 <그리기>와
<놀이> 연작은 순수하게 '그림보는 일'의 '즐거움'을 준다. 그것은 오늘날의 메카닉한 산업사회에서 살며 머리만
커져버린 우리로 하여금 '감성적 희열'에 눈뜨게 한다. 거기에서 우리는 존재의 가벼움과 자유로움을 통한 정신적 해방감을
비로소 맛보게 된다"(김영순의 글[유희정신과 순수조형미] 1996, 서울판화미술제, 한가람미술관).
 '예술은 본질적으로 쉬운 것 이어야하고 그래서 지나치게
심각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자신의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쉽고 재미있는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놀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자유로운 상상력과 해방감을 부여한 그의 작품은 일견 그렇게만 보여지지 않는
명료성이 읽혀진다. 그것은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문자(음성기호)와 형상이미지(시각기호)에 일정한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유연성이 많은 형상이미지를 문자와 동일화함으로써 시각이미지의 다의성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문자와
시각이미지의 소외관계를 서로 다른 체계의 친밀성으로 제시함으로써 형식의 데포르메를 자각케하는 그래서 '잘못된 의식'은
'잘못된 감상'일 수 있는 관습적 연관 관계를 직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lady & gentleman〕은 몸은 없고 옷만 있는
형상을 시각적 기호로 나타낸다. 선으로 반복된 시각적 기호는 - 일반적으로 시각이미지에서 생겨날 수 있는 다의성을 -
음성기호에 의해 한정된 범주를 갖는다. 그리고 몸이 없는 옷은 통념의 시각화로 부각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남성/여성의
성차를 형식적인 구조(시각기호와 음성기호)로 기표화 했지만, 뚜렷한 선의 형상 속에 구현한 기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엄격한
분리를 통해 우리문화 속에 스며있는 통념을 폭로하는 의미로 작용한다. 이를테면 상식을 상식화함으로써 상식을 깨는 것의 의미
변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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